갈수록 생일날 되려 좀 우울하다. 물론 이번엔 남편의 부재 때문에도 좀 더 그렇겠지만. 괜스레 엄마 생각만 더 나고, 뜬금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못 챙겨 준 게 떠올라 미안한 마음만 왔다 갔다 한다. 이제부터라도 좋아 하는 사람들 생일 좀 잘 챙겨줘야겠단 생각도 해본다.
아침 일찍 아이들 밥먹여서 학교 보내고 다시 누웠다가 9시쯤 일어 났나 보다. 그때도 일어나기가 싫었다. 한동안 더 뭉기적 거리다가 아침으로 과일 몇 쪽 입에 물고 차를 몰고 나섰다. 오랜만에 혼자 우리집에서 북쪽으로 한 20십분 가량 떨어져 있는 아울렛 Burch Run에 다녀왔다. 그동안 한 이 삼일 비도 오고 날이 흐렸더랬는데, 오늘은 그곳에 가는 길에 해도 나고 해서 그런지 기분도 나아졌다.
가을이 완연하다. 양 옆으로 펼쳐진 가을 고속도로를 혼자 일없이 가로지르며 생각했다. 먹는 입맛은 갈수록 신선한 것, 생 것만 당기는 데, 사람은 오래된 사람들을 찾게 된다. 확실히 미시건에 온 이후로는 주변 사람들과 거리두기가 확실해 진듯 하다. 오스틴에 살때만해도 이보다는 훨씬 사람들과 깊게 사귀었던 걸 기억해 보면 말이다. 계속 보고싶고 생각나는 건, 오래된 친구들이다.
집에 돌아 와, 하늘 바다 옆에서 간식을 챙겨 주고 빨래를 하면서 다시 엄마가 된다. 저녁엔 오케스트라 연습이 있는 날이라 이른 저녁을 만들어 먹고 다 함께 집을 나서야 한다. 오늘도 여느 때와 똑같은 화요일이다.
또 하루가 간다... 이 말을 되뇌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이 노래를 오후내내 읊조리고 있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 창밖을 보며 생각해.
그대와 함께 즐거웠던 그리운 그 시절이여.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 그 길을 걸으며 생각해.
내 모든 것 바쳐 사랑했던 아름다운 시절이여.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복에 겨운 표정들,
스쳐지나가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이내 텅빈 가슴이여...
한번만 단 한번만 사랑해 주오,
허공에 외쳐 보아도.
한번만 단 한번만 사랑해 주오,
듣는이 없는 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