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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청소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고 그토록 바라던 새 민주정부가 섰고, 꿈처럼 지난 두 달은 한국에서 보내고 왔다. 그 후, 아직 한 달도 채 안된 오늘, 덥고 습해서 잠을 못이루던 한국의 여름밤이 언제 그랬었나 싶게 미시간의 쌀쌀한 여름 아침을 늘 그래왔던 양 덤덤히 맞고 있다. 한국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한국근현대음악자료관이란 걸 혼자 머릿속으로 구상다가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게 되었고 실행에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사람들을 쫒아 다녔다. 계획에 없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뜻밖의 단체 모임에도 여럿 다녀 오기도 했다. 한국을 떠나오기 직전까지 쫓아다닌 결과, 다행히 나의 구상에 힘을 더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열심히 해 줄 분들도 모이게 되었다. 멀리 있긴 하지만 나 또한 계속 관심을 가지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도와볼 생각이다. 그뿐 아니라, 지난 3년간 개인적으로 해온 노력과 더불어 어렵게 어렵게 모인 미시간 지역 분들과 함께 해온 세월호 관련 활동을 통해 416해외연대 서울포럼 2017년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연과 필연의 협연으로 시청에서 이루어진 서울포럼 제 1차 회의에는 자카르타의 박준영님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 후, 미국에 돌아와 오늘까지 서울포럼 일로 또 다른 사람들과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중이다. 가끔은 감동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겨우 몇주도 안되 그 짧은 기간 속에 막장드라마도 찍으면서 진행되고 있다. 그 사이에 지난 몇년간 쌓아 왔던 나의 '도'가 바닥이 드러나는 건 아닐까 조마 조마 하기도 했다. 감정에 치우친 화로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지 않을까 호흡을 몇번씩 가다듬었다. 현재까지도 내가 얼마나 더 배우고 성숙해 갈까에 집중하려 계속 노력 중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그간 쌓인 집안의 먼지를 털어 내었다. 곳곳에 자리잡은 거미줄도 털어 내고 가구 위에 앉은 먼지들도 닦아 냈다. 오늘 이렇게 먼지를 닦아내도 이 청결함이 영원히 가는 게 아니다. 일주일, 아니 몇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