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4일 월요일

곽수은의 가야금 - 창작음악프로젝트 (2019/01/10, 한국문화의집KOUS)

곽수은의 가야금, 창작음악프로젝트
The First Performance Collection
한국문화의집KOUS


한국에 온 후 본 첫 공연이다. 하주용의 "Nuevo Sanjo" (한국초연)에 관심이 가서 홍에게 연락,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연주를 보러 갔다.

김승근의 "가야금독주곡2006"은 전혀 흥미롭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아무런 감흥도 일지 않아 기억에 남는다. 대학시절 동료들이 작곡발표회에서 발표하던 곡들 을 들었을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서울대 작곡과 교수라는 사람의 곡인데 이렇게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니 허무하였다.

곽수은의 "나비의 꿈"은 그런 점에서 오히려 나름의 인상적인 점이 있었다. 왼손의 농현들이 짙게 유지되는 부분에서 깊은 공명과 배음이 남겨진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연주자의 경험에서 담겨진 가야금 특유의 기법과 울림의 방식들이 곡의 후반부 보다는 앞부분에서 좀 더 잘 반영되었다. 뒷부분은 음계들의 나열(음계적 씨퀀스)이 많이 사용되면서 진부하게 들렸다.

김지영의 "When A Leaf Sways..."는 오현 바이올린과 대금이 함께한 앙상블로 좀 기대를 했었는데 새로운 선율이나 구조가 시도된 것은 별로 없는 듯했다. 짜임새에서나 감각적으로나 무덤덤한 편이었다.

이 날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았던 곡은 하주용의 "Nouve Sanjo"였다. 기대 이상이어서 반가웠다. 무엇보다 작곡가 자신이 경험하고 간직한 산조의 매력을 압축적으로 곡에 담은 것이 느껴졌다. 군더더기를 줄이고 간략하고 감각적인 선율 동기들을 각 악기별로 담아내고, 그것에 다양하고도 전통의 색채와 무게가 넘치는 장단들을 더해감으로써 긴장감을 높였다. 짧은 동기의 장구와 바이올린으로 시작된 도입부부터 흥미로웠다. 바이올린과 대금의 대화속에 소리의 잔향 효과가 이어지면서 집중력을 높였다. 변화되는 장단들이 전통에 깊게 뿌리를 박은 것들이어서 안정감을 느끼게 했고 그 안에서 관객은 열정과 활력으로 채워지는 곡의 후반부까지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장단의 변화가 곡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또 지속적으로 높여 가는데 잘 활용되었을 뿐 아니라 작곡가가 제목에서 담은 '산조'의 맥락을 그 누구라도 즉각적으로 수긍할 수 있게 하였다. 전통악기와 서양악기 합주를 통한 현대적이고 신선한 흥미를 지향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산조를 음향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잘 구현하여 동서의 특징 및 과거와 현재의 감각적 차이를 적절히 조화하여 전반적으로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이 되었다.

이날의 마지막 곡이었던 Moises Bertran의 "Haebangchon Trio"는 그 어떤 욕심이나 무리한 실험은 배제하고 작곡가의 서정적이고 소박한 감성을 잘 담아낸 곡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대중적인 한국창작곡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느림-빠름-느름으로 보편적 구성도 작곡가가 이 곡에서 담아낸 자신의 솔직한 감성이 과시가 전혀 없는 겸손하고 담백한 형태로 담겨 오히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소영의 사회는 말의 속도가 무대의 해설자로서도 좀 빠른 듯했고 해설에도 많은 내용을 담으려는 욕심이 느껴져서 전반적으로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다. 해설자가 공연의 지향과 색채에 얼만큼 균형적으로 잘 어우러질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25현 가야금을 위한 창작곡으로만 짜여진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한국 창작계에서 현재 활동 중인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듣는 것은 언제나 귀하다. 이런 공연은 그것이 비록 자신의 경력과 검증을 위한 의무 방어에 따른 것일지라도 일단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상의 소소하고 의미 없고 의무적인 것만 같은 일 속에서도 창조의 순간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니.

DUNE 1 and 2

한국에서 Dune 1을 본게 아마도 나온 직후. 이유는 모르겠으나, 영화 예고편을 보자마자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라메라는 배우에 빠졌다. 부드럽고 섬세해서 유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배우가 강한 카르스마까지 아우르니 그의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