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 아침, 사랑하는 조카 지수가 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에 합격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누구는 하버드를 못가고 U of M 을 갔다고, 서울대를 못가고 연대를 갔다고 슬퍼 한다는데, 언니네와 나는 지수가 원하는 과에 합격 했다는 사실에 기쁘기만 했다. 지수가 이제는 경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성숙한 삶을 목표로 하는 공부를 하게 되면 좋겠다. 전화로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니 (너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며 공부하라고 말해 주었다.
여느 휴일 아침처럼 하늘이와 바다가 주말 청소를 하는 동안 나는 아침 설겆이를 마치고서 잠깐의 짬을 이용해 새로 맡은 반주 곡 연습을 했다. 그리고 나서 온 가족 한 해의 마지막 외출이 된 앤아버로 향했다. 하늘이의 첼로 선생님이신 마틴 선생님이 고맙게도 보충 렛슨을해 주시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늘이가 렛슨 받는 동안 우리는 스타벅스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꼼지도 새해엔 정말 한국뉴스보다는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을 모양이다. 두꺼운 스티브 잡스 전기에 전에없이 얼굴을 파묻는게 보기 좋았다.
하늘과 바다가 좋아하는 앤아버에 있는 Umi Sushi 식당에서 |
아이폰에서 페이스북을 지웠다. 무엇보다 선거 패배의 여파도 있지만 남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내 생활과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보다 자꾸 많아지는 것 같아서다. 최근에 와선 일기 쓰는 일도 더 뜸해졌고 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고 하는 일에서도 너무 멀어졌다.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부족하면 이렇게 아이패드에서라도 블로그에서 정리 시간을 가져볼 계획이다.
다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할 시간이다. 진부하고도 또 진부한 그 일을 일생일대 중대사처럼 치뤄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