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갈 계획이었다. 아침부터 북어국도 끓여 하늘 바다 아침 먹인다고 부산도 떨었다. 힘찬 하루를 계획 했던 마음이, 엄마를 보고도 아침 인사도 없이 차례로 인상을 구기고 밥을 먹는 두 놈을 마주하고 나서 사라져 버렸다. 구멍난 풍선에서 빠져나간 바람처럼 피시식, 그렇게 기운도 쭉 빠졌다. 아침 렛슨이 없어서 황금같은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오늘 아침은, 대신 침대에 죽은 듯이 뻗어 버리는 걸로 끝이 났다.
자식 걱정을 하고 자식 때문에 속을 썩는 걸 어떻게 하나 하나 다 나열할 수 있을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공부를 지지리 못한다거나, 정신을 못차릴만큼 이런 저런 사고를 친다거나, 불행 중 불행으로 어디가 크게 아프거나 한다면 이렇게 피시식 기운 빠지는 걸로 끝나지는 않겠지.
아이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쁘게 인사 좀 잘 안한다고 '애를 잘못 키웠나봐, 이래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인생을 살까' 기운 쪽쪽 빠지게 걱정을 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못키운 것 같은 마음에 자책하는 내가 진짜 우습단 거 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난 그런 '우스운' 엄마인걸 어쩌랴.
다만, 이런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서운함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할 뿐이다. 아이들 머릿속에는 온갖 다른 생각으로 꽉 차 있을 뿐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그저 청소 했을 때의 상큼한 기운 이상은 될 수 없단 걸, 아니 그 정도라도 되면 최고의 엄마겠지. 언제나처럼 내 마음의 도를 닦고 균형을 맞추는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되새기는 중이다.
그래도, 인사 잘하기는 꼭 가르치고 말테다! 얍!!!
2013년 2월 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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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E 1 an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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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안하면 뽀뽀 시킨다고 해! 칼린 오스틴 방법이야
답글삭제뽀뽀하기 싫어서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잖어 ㅠㅠ 그냥 계속 윽박, 소리지르는 중, "더 크게 인사해!!!!!!" 하고 말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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