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dona, AZ (3/2 - 3/7)

노랑이랑 주황이가 그렇게 추천해마지 않던 Sedona에 왔다. 역시 친구들 말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하하.

4일째 아침에는 사고를 쳤다. 전기포트를 인덕션 위에서 끓이다가(?!) 태워먹었다.

연기가 펄펄나자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는.

숙소 주인에게 바로 실토했다. 주인이 바로 $19 정도 전기포트를 아마존에 주문했다고 문자가 왔다.

이렇게 마무리 된 걸 천만 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수요일 아침 하늘이에게서 보험 취소로 수술 역시 취소 됐고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오늘 내가 낸 사고가 그 액땜을 한 것이기를 빌어본다.

엄마의 바보짓으로 우리 딸 일이 잘 풀리기를, 나무아미타불…

내 다리가 시원치 않아 Sedona 특유의 등산로들을 가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여러 등산로를 섭렵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때론 예상보다 험하고, 때론 심한 바람에 다리가 후달렸지만 한 군데를 빼고는 다 완주했다.

주황의 조언으로 Phoenix 공항 근처 H-Mart에서 장을 봐온 덕에 밥, 라면, 불고기 등, 꽤 괜찮은 방식으로 여러 끼니와 산행에 필요한 간식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좋았다.

대충 잡은 에어비앰비 숙소도 Cathedral Rock이 훤이 보이는데다가 여러 등산로를 끼고 있는 곳이라 만족스러웠다.


간당 간당한 다리로 무사히 다닌 것이 다행스럽고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하여, 섭렵한 Sedona Trails와 명소를 기록해 본다.


도착한 날엔 날씨가 맑았는데, 월요일엔 엄청 춥고 눈, 우박이 섞여 왔다.

- Chapel of the Holy Cross

- Exposures Gallery

- Snoopy Rock (주차비 $5)

- Tlaquepaque

Snoopy Rock
화요일은 진짜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맘 먹고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을 시도했는데,

결국 13개의 개울 중 2개를 힘들게 건너고 나니

발목에 바로 안좋은 신호가 왔다.

결국 포기하고 다른 일정으로 대체. 

숙소로 돌아올 때 근처 등산로에서 환상적인 노을을 봤다.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West Fork Oak Creek (입장료 $15): 개울이 13개라는데… 2개 넘고 포기했으나 역시 멋진 곳. 끝까지 다녀오지 못하는 내 신세가 참으로 서운.

- Sedona Heritage Museum (입장료 2인 $20)

- Oak Creek Brewery and Grill (Tlaquepaque에 있는 미국 식당)

- Uptown 구경


West Fork Oak Creek

수요일엔 날씨가 좀 흐리긴 했지만 따뜻한 편이었다. 좀 쉬운 등산로를 찾아 가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아주 쉽기만한 곳은 아니었다.
아찔한 절벽도 많았고 그런데도 완주할 수 있었으니 감사하고 기뻤다. 

- Airport Mesa Trail

Airport Mesa Trail

Scorpion and Pyramid Trail
목요일에는 숙소 근처 등산로를 찾아가 봤다.

오전에 비가 왔지만 개어서 다행이었다.

바람이 아주 심해서 거의 날아갈 뻔한데다 중간에 길을 잃어 다시 되돌아오는 과정이 있긴 했지만 완주했다.

저녁은 Thai 식당에 갔다. 숙소에서 가깝고 가격 대비 맛도 괜찮아서 만족했다. Sedona는 음식이 대체로 그래도 맛있는 것 같다.

동네 맛집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 숙소 전기포트 태워 먹음

- Scorpion and Pyramid Trail

- Thai Spices



완주 만세!

떠나는 날인 금요일 날씨는 함박눈.
눈싸인 Sedona의 풍경을 바라보며 거의 눈폭풍에 가까운 산길을 조심조심 지나
Phoenix 미술관으로 향했다.


Phoenix Art Museum (어른 $28) 가격이 싸지 않았다. 생각만큼 크지도 않았고.

현대 작품들 중에 흥미로운 것들이 있었다.

다른 것들은 Detroit 미술관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았다. 덕분에 다시 한번 Detroit 미술관의 소중함을 깨닫고 올해도 한 번 이상은 가보자고 생각.

그래도 언제 다시올지 모르는 방문이니 미술관을 들린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Keith Haring의 작품도 반가웠고, 역시 미술관을 오면 창조적 에너지가 전달되어 뭔가 좀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Charles Gaines 특별전

Keith Haring


공항 가기전 마지막 일정으로,
여행 첫 날 들러서 흠뻑 행복에 빠졌던 H-Mart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꼼지는 해물짬뽕, 나는 속 편하라고 해장국.
역시 맛난 한국음식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듯.

빌렸던 차를 무사히 반납하고 공항에 도착.
지연 시간 없이 밤비행기 타고 새벽 5시 넘어 집에 잘왔다.
보스턴에서 봄방학 맞아 집에 와있던 바다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이렇게 평생에 단 한번 뿐일 순간을 축복처럼 마무리했다.
자연에서 받은 좋은 기운으로 한동안 힘내어 살자.

댓글

  1. 멋진 세도나 여행이었네요! 자주 블로그 들어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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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의 빛나는 여행을 기대하며 6월을 기다려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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