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금요일

첼로와 기타

올 1월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하늘이가 배우던 스즈키 교재를 가지고 혼자 매일 15분 정도씩 연습한다. 그동안 하늘이 렛슨과 관현악단에서 어깨너머로 보고 들은 걸 떠올리는 한편, 일반적인 학습 원리도 나름 열심히 적용해 가면서 욕심내지 않고 연습하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성실하게 잘 해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두달째인데, 소리가 전에 심심풀이로 한 두번 첼로를 잡아보았을때보다 좋아졌을 뿐 아니라 첼로를 다루는 품새도 확연히 편해졌다. 연습을 시작한 즈음 하늘이에게 딱 두 가지 정도만 조언을 해 달라고 했다. 하늘이에게 첼로를 배우게한 보람이 확실히 있었다. 하늘이가 아주 중요하고 훌륭한 조언을 해 주었다.

하나는, 활을 쓸때 중력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내림활(down bow)과 올림활(up bow) 모두 현에 활의 무게를 놓고서 가능한한 팔에 힘을 뺀 상태로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그 느낌을 계속 유지하려 애쓰면서 연습 중이다. 활에 균형만 잘 유지해서 정확히 한 현씩 소리를 내기만하면 이제는 훨씬 좋은 소리가 난다.

둘째는, 활이 닿는 현의 위치를 잘 잡는거다. 특히 제1 position에선, 이른바 'contact point'를 finger board와 bridge 중간보다 약간 위쪽 (finger board)에 가까운 쪽)을 일정하게 마찰시켜야 좋은 소리가 난다. 너무 아래쪽, 즉, 브리지에 가깝게 활을 쓰거나 핑거보드 위에서 소리를 내면 원하는 울림을 내기 어렵다

연습을 하는 날은 하늘이 방 달력에, 'cello'라고 적어 둔다. 그럼 그 달에 몇일을 얼마나 자주 연습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3년 전쯤 나의 부추김으로 선뜻 첼로 배우기를 시작했던 주황의 놀라울만큼의 성실한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가 나에게 첼로를 본격적으로 연습할 용기를 주었다. 최근에 하늘이가 만들어 내는 그윽한 첼로 소리도 계기가 됐다.

 엇그제 스즈키 1권을 독학으로 무사히 마쳤고 지금은 스즈키 2권을 시작했다. 틈틈히 1권의 곡들도 반복적으로 계속 연습할 생각이다. 목표는 바하의 무반조 첼로 조곡을 혼자서 괜찮은 소리로 연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현악합주에서 첼로도 할 수 있으리라 성급한 꿈도 꿔본다.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의 정용화의 멋진 기타 연주에 자극 받아, 그동안 몇번 시도했다가 실패 했던 기타 배우기도 시작하려 한다. 아니, 어제부터 시작했다. 첼로처럼 하루 한번 이상 꾸준히 기타연습을 해볼 생각이다. 작심 3일이라도 계속 반복하게 되면 1년 새에 작심 3일이 수십일이 될 수도 있다는 누군가의 말에 기대를 해볼 참이다.

어쩌다 보니 피아노 외에 현악기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먼저 배우게 됐지만, 개인적으론 기타와 첼로가 정말 좋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상하게도 이 두 악기와 나는 잘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노력을 기울여도 영 쉽게 배워지지 않는 악기들이라고 생각해 왔다. 올해는 그런 나의 생각을 깰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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