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엄마되기를 너무 열심히 한 탓인가 (물론, 그럴리는 없지만) 애들에 대한 촉수가 너무 심하게 발달된 것 같아 그 촉수를 거두려 노력하고 연습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열공중인 알토 색소폰 반주 연습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판인데 새로운 악기 배우기에, 블로그질에, 한국 드라마 시청까지 하고 있으니 나 열심히 노력 중인거 맞다. 종종 미국 드라마도 보고 극장 가서 영화도 본다. 그 뿐인가 일주일에 두 번 렛슨도 하고, 청소년 관현악단 연주도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전보다는 연습 참여 시간이 줄긴 했지만 말이다. 돌아오는 주에는 두 번의 총리허설과 더불어 올해 첫 정기연주회도 있다.
그 짬짬이 장보고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하는 일상이 돌아 간다.
언뜻 보면 바빠서 우울한 틈도 없을 것 같은데 오늘도 밖에 눈은 펑펑 내리고 마음도 여전히 회색빛이다. 정말 우울증이 있나? 한 열번쯤 생각하고 나면 모두 다 괜스런 잔걱정들이나 자연스런 우울함일 뿐인데 왜 이렇게 깔끔하게 벗어나기 쉽지 않은 건가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 모든 것과 마찬 가지로 엄마 노릇도 너무 열심히 하면 병이 된다. 사십이 되어 다시 사랑하게 된 음악과 문화 생활에 더 열심이기로 하자. 다시 나를 잘 세우기 위한 연습 열심히 하기로 하자. 담담히, 덤덤히, 적절한 균형을 찾아 가며 자알 늙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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