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한 여행들을 기록 삼아 적어본다.
그 전에, 2012년 마지막 여행이자, 내 본격적 여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애틀란타 (Atlanta) 여행이 12월 13 - 16일까지 있었다. 학회에 참가 하는 꼼지를 따라간 여행이었다. 새로 형성된 애틀란타 한인타운 근처에 머물면서 구경했다. 한국 미장원에 가서 파마를 했다. 아주 마음에 들어서 그 후로 일년간 그대로 손질없이 머리를 기를 수 있었다. 머물던 호텔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주점이 있어서 꼼지와 함께 막걸리 먹고 호텔까지 걸어 올 수 있었다. 애틀란타 한인타운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좋지 않았다. 친절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은 한인들의 태도가 기분을 상하게 했다. 왜그럴까 갸우뚱 했다. 날씨가 확실히 미시건보다 온화했다.
본격적인 2013년 여행 기록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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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 - 31 시카고(Chicago) - 가족:
왜 갔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냥 놀러 갔겠지...
5월 2 - 5 마이애미 (Miami) - 주황:
제 2차 일곱색깔무지개 여행이었다. 주황과 단 둘이라 우리가 가보고 싶은 곳을 다녀오자 했다. 가는 비행기를 놓쳐서 황당하게 달라스를 거쳐 돌고 돌아 마이애미에 간신히 도착 했다 ㅠㅠ. 호텔에 투자를 많이 해서 호텔 중심으로 주황과 함께 미친듯이 놀았다. 해변가를 따라 하루 종일 걸어 다니기도 했고 밤엔 중심가에서 항아리만한 마가리타를 시켜 마셨다. 주황과 둘이서 함께 한 여행이었던 만큼 밀린 깊은 수다도 잔뜩 뿌리고 왔다.
5월 25 -27 시카고 (Chicago) - 가족, 시어머니:
시어머님을 위해 갔던 시카고 여행. 배를 타고 도시 구경을 했다. 주황의 가족도 시내 관광을 함께 했다. 며느리 친구집이 부담스럽다고 주저 하셨던 어머님이 나름 좋아 하셨다. 나야 그 김에 주황과 또 만날 수 있어서 무조건 좋았다.
7월 2 - 4 매키나 섬 (Mackinac Island) - 바다, 주황의 가족:
꼼지가 하늘이와 시어머님을 모시고 한국을 다니러 간 사이 바다와 함께 남아 있던 나는 주황이네 식구들을 불러 함께 매키나 섬으로 여행을 갔다. 큰 호텔방 하나를 빌려서 6명이 다 함께 묵었다. 아이들은 호텔에서 놀고 수영도 하고, 메키나 섬으로 들어가서는 그간 가보지 않았던 섬 곳곳을 둘러 보았다. 하루는 미시건 반도의 더 북쪽까지 올라가 그곳에 만들어진 특이한 운하도 보고 왔다. 주황의 남편 KC가 세 남자 아이들과 두 여자를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다. 늘 그랬지만 새삼 KC에게 감사했다.
7월 19. - 21 토론토 (Toronto, Canada) - 가족, 아버지, 독일 고모:
독일에서 시카고로 오신 고모를 맞이하러 우리를 방문하고 계셨던 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이 토론토로 향했다. 간 김에 토론토 시내 관광을 했다. 도시 버스도 타고, 타워 관광도 했다. 돌아 오면서 나이아가라 폭포도 둘러 보고 왔다. 각기 큰 오빠와 막내 여동생인 아버지와 고모는 모처럼 두 분의 이야기를 꽃피우셨다.
7월 26. - 28 시카고 (Chicago) - 가족, 아버지, 독일 고모:
내 아버지가 오셨다고 주황이네가 한사코 시카고를 오라 했다. 나야 좋지 뭐... 하며 또 시카고로 쌩~ 시카고란 도시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을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소개할때마다 신이난다. 도시 관광 중에 내가 아이폰을 길바닥에서 잃어버려 찾는 소동을 부렸다. 나는 어디가나 사고 뭉치다 ㅠㅠ
7월 31 - 8. 3 뉴욕 (New York) - 아버지, 독일 고모:
나 혼자서 두 어르신을 모시고 뉴욕을 다녀와야 한다는게 계획을 할때부터 부담스러웠다.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도착해서 예약한 한인민막을 찾아 갔다. 막상 뉴욕 맨하튼 한 가운데서 몇 일을 보내면서는 그 어느때보다 알차과 환상적인 관광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뉴욕 밤거리를 늦게까지 걸어 다녔다. 어르신 두 분은 하루종일 나보다도 훨 멀쩡히 걸으셨다. 어디를 모시고 가도 잘 드시고 잘 구경하시는 두 분 덕에 나도 새로운 뉴욕을 접할 수 있었다. 줄리어드 음대 야외 공연장에서 공연도 보고, 브로드웨이 한인타운에서 맛난 한국음식도 먹고, 두 다리와 택시로 잘도 다녔다. 막판엔, 내 다리에 무리가 와서 걸음을 못걸어, 두 어르신이 공항에서 나를 부축하고 다니셔야 했다 ㅠㅠ
8월 23 - 30 사우스 캐롤라이나 (South Carolina) - 가족:
내가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프리실라가 자기 고향에 있는 콘도를 공짜로 빌려 주었다. 장장 일주일에 걸친 가족 여행이었다. 가는데 1박 2일이 걸렸고 오는 날은 하루에 온 종일 걸려 돌아 왔다. 맘먹고 다녀온 올해 최대의 가족여행이었다. 여름방학의 막바지였다. 해변 근처에 있던 콘도에서 밥을 해 먹으면서 수영하고 바다를 막끽했다. 곳곳에 있는 피어에서는 주변을 헤엄쳐 다니는 상어들과 해파리들도 볼 수 있었다. 바닷개와 가재들을 파는 부페에서 배가 터지도록 해산물들을 먹어 대기도 했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다 큰 두 녀석들과 함께 하니 간혹 머리 위에서 불이 나기도 했지만 말이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가족 여행이 됐다.
9월 7 - 11 칼리지 스테이션, 오스틴, (College Station, Austin at Texas) - 꼼지:
꼼지 일관계로 텍사스엘 갔다. 텍사스의 칼리지 스테이션과 오스틴은 미국에서 우리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힘들었지만 꼼지와 내 인생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중요한 궤적을 남긴 곳이기도 하다. 둘 다 감회가 새로웠다. 미국에 와서 처음 살았던 아파트에도 가보고 꼼지 학교의 구석 구석도 둘러 보았다. 오랜만에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그곳에서 살고 계시는 한국분들도 만나 뵈었다.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들이 흘러가고 다시 가본 그곳,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던 여행이다.
10월 12 - 13 디트로이트 (Detroit) - 꼼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미시건의 가을이 가고 있었다. 그 시간을 잠시나마 붙들어 두고 싶었다. 바쁘다는 꼼지를 졸라 1박 2일로 가을여행을 갔다. 대신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도시 구경을 갔다. 디트로이트. 망한 도시. 한때 부와 명성으로 유명했던 도시. 로보캅의 도시. 그 도시에 마이클 잭슨과 스티브 원더, 그리고 다이아나 로스가 가수의 꿈을 키웠던 모타운 (Motown) 이 있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디트로이트 미술박물관은 기대 이상이었다. 너무나 훌륭했고 많은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만난 재즈 카페는 파산한 도시라는 지금의 디트로이트를 잊게 하였다. 가까운 곳에도 내가 다 만나지 못한 여행들이 있었다.
11월 27 - 30 시카고 (Chicago) - 가족:
미국의 길고 긴 Thanksgiving 연휴를 맞아 결국 다시 시카고 방문. 나에게 주황이 있어 행복할 뿐이다! 주황의 엄마가 싸다 주신 맛난 음식들로 몇일간을 먹고 마시고 얘기하고 음악하며 보내다 왔다. 그렇게 보내도 돌아올때면 늘 아쉽다.
다시 꼼지의 학회 출장에 동행했다. 학회가 산 호세 (San Jose) 에서 열렸기 때문에 첫 몇일은 내내 산 호세에 머물렀다. 학회가 끝난 날 샌 프란시스코에 기차를 타고 왔다. 그곳에 하루를 묵으면서 도시 주변을 구경했다. 샌 프란시스코의 명물 케이블 차도 탔다. 명성처럼 가로수도 길도, 귀여운 집들도 해변가에 빨래처럼 널부러진 물개들도 희한하기만 했던 도시다. 짧게 머물러야 하는게 무척 아쉬웠다. 2013년의 마지막 여행이었다. 샌 프란시스코를 여행하며 'San Francisco'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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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기록해 보니 바쁘게 다닌 한 해였다. 그만큼 행복하고 즐겁고 마음도 깊어진 한 해였던 것 같다. 저 많은 여행 일정들 사이로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번 꼼지와 연습, 반주, 연주를 쉼없이 이어간 내가 무지 기특하고 대견하게 느껴진다. 칭찬해 주고 싶다^^
잘도 요약 정리 혔구먼! 나중엔 여행 사진첩도 만들어보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워본다! 누구는 아이들에게 여행 첫날 노트북을 사준다고 하더라. 티켓이랑 엽서를 붙이라고. 아이패드가 더 편한 우리애들은 디지털 스크랩북을 하는 쪽으로...
답글삭제그러게, 치매 방지를 위해서, 화살처럼 흐르는 세월을 붙잡기 위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은 필요할 듯 해^^ 문제는 사진을 같이 멋지게 첨부하고 싶은데 참,.... 쉽지가 않네... 시간 너무 많이 걸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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