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FIM에서 가르치던 학생이 시카고 가서 이 뮤지컬을 보고 왔다고 해서 무척 부러웠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볼 엄두조차 못 내고 시카고에서라도 볼까 했는데, 디트로이트에서 공연이 된다고 하길래 바로 표를 예매했다. 가족 모두 시간을 맞추어 12월 첫 날의 온 가족 나들이가 되었다.
Westland로 이사 온 후 근교 공연장에 간 게 처음이기도 했고, 뮤지컬이 공연된 1928년 경 지어졌다는 Fisher Theatre를 구경하는 것도 처음이라 더욱 기대가 되고 즐거웠다.
Fisher Theatre는 전반적으로 황금색 느낌을 주는 화려한 공연장이었다. 지금은 쇠락한 도시지만 예전엔 대단히 번성했던 Detroit의 역사가 느껴졌다.
힙합음악과 랩이 중심을 이룬 뮤지컬 Hamilton은 아주 미국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임에 틀림 없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초기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불운하게 죽음을 맞이한 역사적 인물의 삶을 깊은 통찰력으로 흥미롭게 극화했다.
백인 중심이던 미국 브로드웨의 전통을 깨고 뮤지컬에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로 이루어진 뮤지컬이라는 것도 작품을 보는 내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물론 영어 가사인데다 빠른 속도와 강한 비트로 이루어지는 랩이라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갔는데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목요일 저녁인데도 자리가 만석인데다, 우리 자리는 무대와 꽤 멀어서 배우들을 구별하는 것도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음악과 내용, 극의 전개가 흥미롭고 새로웠다.
극의 줄거리를 알아갈 수록 더 보고 싶어지는 뮤지컬의 매력은 역시 음악에 있는 듯하다.
익숙해지는 만큼 즐거움도 커지는 주요 곡들은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보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Hamilton'을 보면서 한국에서 본 작품 '빨래'가 많이 생각났다.
기회가 되면 좋은 자리에서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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