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이랑 주황이가 그렇게 추천해마지 않던 Sedona에 왔다. 역시 친구들 말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하하. 4일째 아침에는 사고를 쳤다. 전기포트를 인덕션 위에서 끓이다가(?!) 태워먹었다. 연기가 펄펄나자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는. 숙소 주인에게 바로 실토했다. 주인이 바로 $19 정도 전기포트를 아마존에 주문했다고 문자가 왔다. 이렇게 마무리 된 걸 천만 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수요일 아침 하늘이에게서 보험 취소로 수술 역시 취소 됐고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오늘 내가 낸 사고가 그 액땜을 한 것이기를 빌어본다. 엄마의 바보짓으로 우리 딸 일이 잘 풀리기를, 나무아미타불… 내 다리가 시원치 않아 Sedona 특유의 등산로들을 가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여러 등산로를 섭렵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때론 예상보다 험하고, 때론 심한 바람에 다리가 후달렸지만 한 군데를 빼고는 다 완주했다. 주황의 조언으로 Phoenix 공항 근처 H-Mart에서 장을 봐온 덕에 밥, 라면, 불고기 등, 꽤 괜찮은 방식으로 여러 끼니와 산행에 필요한 간식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좋았다. 대충 잡은 에어비앰비 숙소도 Cathedral Rock이 훤이 보이는데다가 여러 등산로를 끼고 있는 곳이라 만족스러웠다. 간당 간당한 다리로 무사히 다닌 것이 다행스럽고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하여, 섭렵한 Sedona Trails와 명소를 기록해 본다. 도착한 날엔 날씨가 맑았는데, 월요일 엔 엄청 춥고 눈, 우박이 섞여 왔다. - Chapel of the Holy Cross - Exposures Gallery - Snoopy Rock (주차비 $5) - Tlaquepaque Snoopy Rock 화요일 은 진짜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맘 먹고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을 시도했는데, 결국 13개의 개울 중 2개를 힘들게 건너고 나니 발목에 바로 안좋은 신호가 왔다. 결국 포기하고 다른 일정으로 대체. 숙소...
운동을 갈 계획이었다. 아침부터 북어국도 끓여 하늘 바다 아침 먹인다고 부산도 떨었다. 힘찬 하루를 계획 했던 마음이, 엄마를 보고도 아침 인사도 없이 차례로 인상을 구기고 밥을 먹는 두 놈을 마주하고 나서 사라져 버렸다. 구멍난 풍선에서 빠져나간 바람처럼 피시식, 그렇게 기운도 쭉 빠졌다. 아침 렛슨이 없어서 황금같은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오늘 아침은, 대신 침대에 죽은 듯이 뻗어 버리는 걸로 끝이 났다. 자식 걱정을 하고 자식 때문에 속을 썩는 걸 어떻게 하나 하나 다 나열할 수 있을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공부를 지지리 못한다거나, 정신을 못차릴만큼 이런 저런 사고를 친다거나, 불행 중 불행으로 어디가 크게 아프거나 한다면 이렇게 피시식 기운 빠지는 걸로 끝나지는 않겠지. 아이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쁘게 인사 좀 잘 안한다고 '애를 잘못 키웠나봐, 이래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인생을 살까' 기운 쪽쪽 빠지게 걱정을 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못키운 것 같은 마음에 자책하는 내가 진짜 우습단 거 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난 그런 '우스운' 엄마인걸 어쩌랴. 다만, 이런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서운함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할 뿐이다. 아이들 머릿속에는 온갖 다른 생각으로 꽉 차 있을 뿐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그저 청소 했을 때의 상큼한 기운 이상은 될 수 없단 걸, 아니 그 정도라도 되면 최고의 엄마겠지. 언제나처럼 내 마음의 도를 닦고 균형을 맞추는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되새기는 중이다. 그래도, 인사 잘하기는 꼭 가르치고 말테다! 얍!!!
텍사스 칼촌 (College Station, TX) 와서 지내는 중이다. 지난 토요일 꼼지의 텍사스, 칼리지 스테이션 출장에 따라 나섰다. 비행기를 타고 휴스턴에 도착해 토요일 밤은 희진언니네 집에 묵었다. 일요일 아침 일찍 그 집을 나서, 우리가 10년 전 첫 발을 내딛었고, 힘들었던 미국에서의 첫 두 해를 보냈던, 칼리지 스테이션 (College Station) 에 도착 했다. 호텔로 가기 전, 꼼지가 졸업한 학교인 Texas A & M 을 둘러 보고 사진 찍으며 십 년 전의 그날들을 추억하고 감회에 젖었다. 어제 밤에 칼촌의 바이올린 선생님이자 한양대 선배인 난영 선생님 댁에서, 선화예고 선배인 석현 언니네와 더불어 식사 대접을 받았다. 여전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신 그 두 부부가 새삼 반갑고 고마웠다. 대학 선배 난영 선생님 부부 댁에서 오늘은 난영 선생님과 석현언니와 또 따로 만나 함께 점심도 먹고 차도 마셨다. 그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고 배우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 아들들에 대해서도 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늘이 바다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잘 보내도록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큰 힘과 조언도 얻었다. 특히, 난영 선생님이 바다 연주 비디오를 보고 평을 해 주셨는데, 바다의 바이올린 교육에 대해 갈등하던 내게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그동안 내가 바다의 연주에서 아쉽게 느꼈던 점들을 그대로 지적해 주셨다.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활을 다 쓰지 않는다. 활 스피드의 문제다. 소리가 깔끔하고 명료하지 않고 날라간다. 다음과 같은 고전음악 작품들을 꼭 다 배워야 한다: 바하 콘첼토 1, 2; 헨델 콘첼토 1, 2; 모차르트 3, 4, 5; 바하 무반주 1번 아다지오; 바하 무반주 파르티타 1번; 랄로; 생상; 브루흐 등등" 선생님과 헤어져 호텔방으로 들어 오자 마자, FIM의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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