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연습 - Seussical Musical

이미지
CMS-D 행정실의 조나단이 반주자 찾기가 힘들다며 거의 애걸복걸 이메일을 보내왔다. 봄학기 마무리 리사이틀에 가창부 연주 반주를 하는 것이라 일은 많은데 보수는 거의 없다시피한 반주다. 이런걸 또 해야 하나 고민했다. 현 정부가 최근 온갖 공공기금을 끊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음악기관 사정을 더 안좋아질 수 밖에 없다. 역시 자원봉사와 다름 없는 일이란 걸 뻔히 알지만, 아이들을 위한 일이니 결국 거절 못하고 하기로 했다. 물론, 한숨이 나오긴 한다. 다행히 9곡 중, 3곡은 Backing Track으로 해서 반주는 6곡으로 줄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겨울 행사에서 함께 연주했던 가창부 교사, 트리샤의 학생들 연주다. 악보를 확인해 주면서 몇번이고 고맙다고  해주니 조금 위로가 된다. Seussical Musical의 곡들인데 처음 반주 해본다. 뮤지컬 반주는 리듬과 분위기에 익숙해지는게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선, 물론 모든 곡들이 다 그렇지만, 악보 보고, 음악관련 내용 찾아보고, 들어 보고, 맞춰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열심히 말고, 슬슬, 적절히 즐기며 하자. 손가락도 팔꿈치도 아픈 50대 후반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보통 검증된 곡들이라 반주 연습을 하다보면 일을 하는 것임에도 결국 그 음악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나름 위로와 즐거움도 얻는다. 한편으론, 아직도 내가 반주라로 쓸만 하다고 요청이 들어오니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래도... 나 뿐만 아니라, 모든 피아노 반주자들을 위해, 반주비를 꼭 제대로 챙겨주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3월이 길다

이미지
  올 3월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짧은 2월을후에 맞은 긴 3월이라 그런가. 계획한 생활비도 거의 다 바닥났고 날씨는 여전히 꾸물거리는데, 여전히 주말과 월요일 하루가 더 남아 있다. 3월의 마지막 날은 하늘이의 생일이기도 하다. 사과도 떨어져 이래저래 또 장을 보러가야 하나..  이런 원초적인? 고민을 아침내내 중하게 하고 있다. 생활에 드는 모든 비용이 더 빡빡해져가는 탓이다. 집세(모기지)도 오르고, 물건값도 기름값도 다 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 극단주의 독재 정권이 들어서서 한국 못지 않은 칼춤을 추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잡혀가는 시절이라니... 어제는 온라인 긴급행동을 했다. 위에 서서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제 멋대로 하는 이들 때문이다. 가만히 있기에는 속이 너무 터졌다. 내란을 도모하고 옹호하고 빌붙는 이들이 정말 역겹다. 사람들이 고달프다. 당장 내 자식들도 고달퍼 한다. 매일 매일 희망의 빛을 찾아 서성인다. 빛의 씨앗 하나라도 주으면 하늘 바다에게 전한다. 오늘도 한 번 웃으라고. 웃고 힘내서 내일을 또 살자고. 더 나은 미래를 원하는 건, 결국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가 아닌가? 내가 조금 더 고생해도 자식은 조금더 행복하고 맘편하게 살면 좋겠다. 날이 흐리더니, 결국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오늘도 뭔가로 충천을 하기는 해야한다. 일단 커피 내려 마시고 정신 차려보자.

봄은 오는가

이미지
오늘 동네 걷기 운동으로 이번주 목표 달성. 한 주에 최소한 2번 이상 밖에서 걷기로 했으니 이걸로 잘했다고 칭찬한다. 걷는데 새 소리가 많이 들렸다. 봄이 오긴 오려나. 세상은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데 일상은 태풍의 눈처럼 평온하다. 한국 사람들은 온마음을 졸이며 이번 주말을 지낼 것이다. 다음주에는 내란 우두머리를 처벌하는 기쁜 소식이 꼭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부터 AP News 받아쓰기와 음악관련 원서 소리내어 읽기도 다시 시작했다. 한동안 했던 것들인데 몸이 아프고 이런 저런 일정에 밀려 다니다 빼먹고 있었다. 죽을때까지 해야 한다. 먹고 싸듯이 읽고 배우기. 목적없이 무심하게 계속 하기. 잠시 멈추더라도 또 다시 하기. 그렇게 긴 세월 흘러가서 보면 점들이 모여 선이 되듯 뭔가 연속된 형상이 되겠지.

밖에서 오운완

이미지
오늘 운동 완료. 오랜만에 집근처 공원을 운동삼아 걸었다. 바쌤과 함께 왔던 이후로 처음이었다. 집중해서 두 바퀴 걸었다. 증거 사진도 찍었다. 앞서서 한 할머니가 걷는다. 그 분을 벗삼아 나도 걷는다. 앞선 할머니도 혼자, 나도 혼자. 결국 혼자서도 몸과 마음 잘 세우고 살아야 한다. Sedona 여행을 다녀오면서 어느 정도 회복된 다리와 체력을 이 김에 계속 다져야 한다. 운동을 매일의 가장 중요한 일과로 삼으려 한다. 적어도 마음은 그렇다. 그리고 운동 안하면 바로 아프기도 하니까. 어쨋든 괴물같은 인간들이 많아지면서 밖에 나가는 게 싫었는데 이런 결심은 큰 변화다. 다행히 이번주는 날씨도 좋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밖에서 운동하기로 한다.

Sedona, AZ (3/2 - 3/7)

이미지
노랑이랑 주황이가 그렇게 추천해마지 않던 Sedona에 왔다. 역시 친구들 말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하하. 4일째 아침에는 사고를 쳤다. 전기포트를 인덕션 위에서 끓이다가(?!) 태워먹었다. 연기가 펄펄나자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는. 숙소 주인에게 바로 실토했다. 주인이 바로 $19 정도 전기포트를 아마존에 주문했다고 문자가 왔다. 이렇게 마무리 된 걸 천만 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수요일 아침 하늘이에게서 보험 취소로 수술 역시 취소 됐고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 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오늘 내가 낸 사고가 그 액땜을 한 것이기를 빌어본다. 엄마의 바보짓으로 우리 딸 일이 잘 풀리기를, 나무아미타불… 내 다리가 시원치 않아 Sedona 특유의 등산로들을 가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여러 등산로를 섭렵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때론 예상보다 험하고, 때론 심한 바람에 다리가 후달렸지만 한 군데를 빼고는 다 완주했다. 주황의 조언으로 Phoenix 공항 근처 H-Mart에서 장을 봐온 덕에 밥, 라면, 불고기 등, 꽤 괜찮은 방식으로 여러 끼니와 산행에 필요한 간식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좋았다. 대충 잡은 에어비앰비 숙소도 Cathedral Rock이 훤이 보이는데다가 여러 등산로를 끼고 있는 곳이라 만족스러웠다. 간당 간당한 다리로 무사히 다닌 것이 다행스럽고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하여, 섭렵한 Sedona Trails와 명소를 기록해 본다. 도착한 날엔 날씨가 맑았는데, 월요일 엔 엄청 춥고 눈, 우박이 섞여 왔다. - Chapel of the Holy Cross - Exposures Gallery - Snoopy Rock (주차비 $5) - Tlaquepaque Snoopy Rock 화요일 은 진짜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맘 먹고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을 시도했는데, 결국 13개의 개울 중 2개를 힘들게 건너고 나니 발목에 바로 안좋은 신호가 왔다. 결국 포기하고 다른 일정으로 대체.  숙소...

새 노트북 GRAM

이미지
되도록 짐을 늘리지 말고 뭘 새로 사지말자 그렇게 다짐을 해도 새해가 되면 뭘 사긴 사게 되는 듯하다. 몇년간 애지중지 잘 써오던 노트북이 아무래도 용량이 너무 작아 새로운 걸로 교체했다. LG GRAM인데, 크기는 비슷한데 조금 더 가볍다. 나에겐 가벼운게 제일 중요하다. 기기를 바꿀때마다 새로 깔고, 인증하고 하는 지리한 과정이 싫어서 가능하면 그냥 살고 싶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기존에 있던 노트북의 자료들을 다 다시 받고, 필요한 프로그램과 앱도 새로 받아 인증하고. 삼성을 쓰다가 LG를 쓰니 키보드서부터 운용 프로그램 모양, 디자인 느낌까지 또 다 새롭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긴 하지만, 기기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짜증 많이 안내도록 조심할 것. 그래도 좀 더 빠르고 가벼운 노트북이 생겼으니 여러모로 편리할 것 같다. 기록을 남기는 일, 책 읽고, 공부하고, 필요한 일 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 망가뜨리지 말고 죽을 때까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음이 힘들 때

아무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자 해도, 일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마음이 힘들 때는 불쑥 불쑥 찾아 올거다. 요즘이 그런 순간, 하늘이 1차 수술이 3월 5일로 잡혔다. 요 몇일 없던 두통이 생기더니 감정도 자꾸 일렁거렸다. 이럴 때는 물론 일상의 의욕도 확 떨어진다. - 우선, 내 증세를 감지하고 상담자를 찾았다. 다행히 바로 연결이 되었고 내가 찾은 상담자는 한고비를 넘기게 해주었다. 행운이다. 감사하다. 3월 초로 계획해 놓은 Sedona, AZ 여행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다시 마음이 돌덩이가 되었다. - 이번엔 다리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잠깐이나마 명상을 하니 신경이 쓰이는 다리 상태가 조금은 가벼워진 듯하다. - 닥친 일을 일단 미루고, 즐거워질 수 있는 일을 먼저 하기로 한다.: 라면 먹으며 영화 보기. - 신라면 블랙을 선택해서 먹으며 영화 <Enola>를 봤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립적인 여성이 주인공으로 호기심과 추리가 이어지는 영화다. 영화의 분위기도 어둡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가볍지도 않다. 보면서 마음에 조금 힘이 생겼다. 긴급 처치를 통해 생긴 힘으로 1층으로 내려왔다. 이제 일과인 피아노를 좀 칠 수 있을 거고, 스프링 일도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 긴급 처치 중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렇게 글로 풀어 놓고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이 수술을 결심하고 곧 실행한다는 것도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Sedona 여행은 취소하지 않는 걸로 마음을 먹었다.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한국에 거처를 확정하고 미국 거처는 하늘이네랑 합치는 방안도 떠올랐다. 지금의 생각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나, 일단 기록 삼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