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금요일

내 생애 최고의 선물

작년 11월경, 꼼지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5.3-foot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다.
피아노 오던 날
고등학교때 아버지가 친구분에게 돈을 빌려 사주셨던 삼익 그랜드가 있었다. 선화예고에 입학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전공하려면 그랜드 피아노가 있어야 겠다며, 넉넉치 않은 월급쟁이에 다분히 구두쇠형이신 아버지가 큰 맘 먹고 장만해 주신 거였다. 아버지 친구분의 돈을 빌려 사주신 이후, 아버지는 그 후로 오랫동안 그 돈을 갚아 나가셨던 것 같다. 그때 당시 삼백만원이 훌쩍 넘는 액수 였던 걸로 기억 한다.

그렇게 작은 내방을 차지하고 있던 그랜드 피아노를 결혼하고 한 참 후까지도 신혼집에 들여 놓지 못하다가, 결국 두 칸짜리 반지하방이며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 상가 2층 집으로 어렵게 어렵게 지고 다녔다. 시부모님, 막내 도련님까지 함께 살던 집에서 하늘이가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다. 피아노 방을 쓰던 도련님이 없는 동안 오랜만에 피아노를 쳐보다가 이게 무슨 분수에 맞지 않은 짓인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피아노가 나에게 뭐라고, 그런 생각과 함께 애 낳고 앞으로 연주 할 일도 없을 내가 그랜드 피아노가 사는 데 뭔 소용이겠냐, 내가 함께 사는 가족에게 짐일 뿐이지 싶어 처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길로 조율사에게 전화를 해 평범한 중고 영창 upright 피아노와 삼익 그랜드 피아노를 교환했다. 그때 엄마와 아버지는 '네 것이니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만 하셨다. 그런데 그때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긴 했지만, 나이 먹어 갈수록 이 기억을 할때마나 마음 한구석이 결렸다. 버린 삼익 그랜드 피아노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엄마 아버지 마음을 나중에서야  제대로 헤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내색도 못했겠지만, 꼼지가 많이 안타까워 하고 미안해 했다는 걸 안다. 꼼지의 결정도, 잘못도 아니었건만, 나이 먹어 함께 늙어 가면서는 간혹 농담 삼아 '돈 벌어 그랜드 피아노 사주마'고도 했다.

미시건에 와서 정착한지 2년 반 정도가 된 작년 가을 끝,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오래 묵혔던 덕에 마련된 목돈으로 꼼지가 정말 꿈처럼 그랜드 피아노를 사주었다. 그것도 내가 원했던 야마하 피아노로 말이다. 누구에게 자랑하면 꿈처럼 사라지기라도 할까봐 아주 친한 친구 두 명 외에는 지금까지 몇 달 동안 다른 이들에게 구태여 소문도 내지 않았다.

이제 내게 야마하 그랜드가 생긴지 한 삼 사개월이 되어 간다. 그 이후로 2-3시간씩 피아노를 쳐도 그 좋은 울림과 부드러운 건반 느낌에 시간 가는 줄도, 어깨가 결려 오는 줄도 모른다. 이 피아노 덕분으로 하늘이의 첼로 리사이틀도 더 멋지게 집에서 치루어 냈다. University of Michigan at Flint 에서 반주를 하는 일도 잘 해내고 있다.

매일 아침, 피아노 뚜껑을 열고 연습을 준비하는 게 일상이 되어 간다. 음 하나를 눌러도 업라이트 피아노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맑고 영롱하고 오래 지속되는 울림이 난다. 이 소리가 나에게는 그 어느 음반에서 들려오는 위대한 연주자의 연주보다도 좋다. 그런 소리를 매일 매일 내집에서 내고 들을 수 있다는게 요즘도 가끔은 믿어지지 않는다.

피아노가 집에 들어왔던 처음 몇일 동안은 눈뜨고 아래층에 내려오면, 오, 이게 정말 꿈이 아니었구나 재차 확인하며 혼자 맘껏 기뻐하곤 했다. 꼼지나 아이들이 느기는 것 이상으로 이 피아노는 나에게 매순간 큰 행복을 주는 선물이다. 그 행복에 행여나 작은 흠이라도 생길까 이제서야 공식적으로 기록한다.

내 생애 최고의 선물 야마하 그랜드: YAMAHA Grand A 5051386 (ca. 1992-1994 made in Japan).
  

또다른 연습

그동안 엄마되기를 너무 열심히 한 탓인가 (물론, 그럴리는 없지만) 애들에 대한 촉수가 너무 심하게 발달된 것 같아 그 촉수를 거두려 노력하고 연습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열공중인 알토 색소폰 반주 연습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판인데 새로운 악기 배우기에, 블로그질에, 한국 드라마 시청까지 하고 있으니 나 열심히 노력 중인거 맞다. 종종 미국 드라마도 보고 극장 가서 영화도 본다. 그 뿐인가 일주일에 두 번 렛슨도 하고, 청소년 관현악단 연주도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전보다는 연습 참여 시간이 줄긴 했지만 말이다. 돌아오는 주에는 두 번의 총리허설과 더불어 올해 첫 정기연주회도 있다.

그 짬짬이 장보고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하는 일상이 돌아 간다.

언뜻 보면 바빠서 우울한 틈도 없을 것 같은데 오늘도 밖에 눈은 펑펑 내리고 마음도 여전히 회색빛이다. 정말 우울증이 있나? 한 열번쯤 생각하고 나면 모두 다 괜스런 잔걱정들이나 자연스런 우울함일 뿐인데 왜 이렇게 깔끔하게 벗어나기 쉽지 않은 건가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 모든 것과 마찬 가지로 엄마 노릇도 너무 열심히 하면 병이 된다. 사십이 되어 다시 사랑하게 된 음악과 문화 생활에 더 열심이기로 하자. 다시 나를 잘 세우기 위한 연습 열심히 하기로 하자. 담담히, 덤덤히, 적절한 균형을 찾아 가며 자알 늙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첼로와 기타

올 1월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하늘이가 배우던 스즈키 교재를 가지고 혼자 매일 15분 정도씩 연습한다. 그동안 하늘이 렛슨과 관현악단에서 어깨너머로 보고 들은 걸 떠올리는 한편, 일반적인 학습 원리도 나름 열심히 적용해 가면서 욕심내지 않고 연습하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성실하게 잘 해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두달째인데, 소리가 전에 심심풀이로 한 두번 첼로를 잡아보았을때보다 좋아졌을 뿐 아니라 첼로를 다루는 품새도 확연히 편해졌다. 연습을 시작한 즈음 하늘이에게 딱 두 가지 정도만 조언을 해 달라고 했다. 하늘이에게 첼로를 배우게한 보람이 확실히 있었다. 하늘이가 아주 중요하고 훌륭한 조언을 해 주었다.

하나는, 활을 쓸때 중력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내림활(down bow)과 올림활(up bow) 모두 현에 활의 무게를 놓고서 가능한한 팔에 힘을 뺀 상태로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그 느낌을 계속 유지하려 애쓰면서 연습 중이다. 활에 균형만 잘 유지해서 정확히 한 현씩 소리를 내기만하면 이제는 훨씬 좋은 소리가 난다.

둘째는, 활이 닿는 현의 위치를 잘 잡는거다. 특히 제1 position에선, 이른바 'contact point'를 finger board와 bridge 중간보다 약간 위쪽 (finger board)에 가까운 쪽)을 일정하게 마찰시켜야 좋은 소리가 난다. 너무 아래쪽, 즉, 브리지에 가깝게 활을 쓰거나 핑거보드 위에서 소리를 내면 원하는 울림을 내기 어렵다

연습을 하는 날은 하늘이 방 달력에, 'cello'라고 적어 둔다. 그럼 그 달에 몇일을 얼마나 자주 연습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3년 전쯤 나의 부추김으로 선뜻 첼로 배우기를 시작했던 주황의 놀라울만큼의 성실한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가 나에게 첼로를 본격적으로 연습할 용기를 주었다. 최근에 하늘이가 만들어 내는 그윽한 첼로 소리도 계기가 됐다.

 엇그제 스즈키 1권을 독학으로 무사히 마쳤고 지금은 스즈키 2권을 시작했다. 틈틈히 1권의 곡들도 반복적으로 계속 연습할 생각이다. 목표는 바하의 무반조 첼로 조곡을 혼자서 괜찮은 소리로 연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현악합주에서 첼로도 할 수 있으리라 성급한 꿈도 꿔본다.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의 정용화의 멋진 기타 연주에 자극 받아, 그동안 몇번 시도했다가 실패 했던 기타 배우기도 시작하려 한다. 아니, 어제부터 시작했다. 첼로처럼 하루 한번 이상 꾸준히 기타연습을 해볼 생각이다. 작심 3일이라도 계속 반복하게 되면 1년 새에 작심 3일이 수십일이 될 수도 있다는 누군가의 말에 기대를 해볼 참이다.

어쩌다 보니 피아노 외에 현악기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먼저 배우게 됐지만, 개인적으론 기타와 첼로가 정말 좋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상하게도 이 두 악기와 나는 잘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노력을 기울여도 영 쉽게 배워지지 않는 악기들이라고 생각해 왔다. 올해는 그런 나의 생각을 깰 수 있는 해가 되기를 바래 본다.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넌 내게 반했어>


막장 드라마 <다섯 손가락> 를 마지막으로, 한국 드라마를 안본게 언제였나. 최소한 몇 달은 되지 않았나 싶다. 몇 일전, 점심 먹으며 심심 하길래 <넌 내게 반했어>를 넷플릭스 (Netflix) 보기 시작했다.

일단, 밴드와 국악합주가 나오고 공연을 준비하고 올리는게 주요 소재라 택했고 주인공 남녀의 연기와 모습이 꽤 매력적이어서 계속 보게 됐다. 보다 보니, 주인공 '신'으로 분한 정용화가 상당히 멋졌다.

정용화가 멋있어 보였던 이유는 기타를 실제로 너무 잘쳤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 실력이 드라마를 기대 이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정용화에 흥미가 가서 경력을 찾아 보았더니 씨엔블루의 리드 보컬이라 한다. 그러고 보면 이 드라마는 정용화를 일본이나 국제 시장에 상품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용화를 위한 작품'을지도 모르겠다. 정용화의 연주, 노래가 드라마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아마도 드라마의 주제가 중 몇 곡은 정말 그가 작곡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극과 인물들에 잘 어울렸다.

드라마가 만들어진 배경이야 어떻든, 국악적 소재 사용도 상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다. 극에서 사용된 밴드와 국악합주의 퓨전이 그간 이루어진 젊은 국악계의 여러 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대체로 '젊은이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전통음악과 악기' 이미지를 보여 주어 앞으로 만들어질 음악드라마나 뮤지컬에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극 중 마지막 뮤지컬 공연에서 라이브 밴드와 국악합주가 연주하는것을 볼때는 오래전 학전에서 보았던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도 떠올랐다.
 
음악인이자 연애인으로서 정용화란 인물, 그리고 본격적 음악연주와 젊은 국악에 대한 드라마적 접근이 좋았다는 점에서 <넌 내게 반했어>란 드라마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뮤지컬 드라마로는 전에 <뮤지컬>도 보았는데, 오히려 본격 뮤지컬을 담았던 드라마 <뮤지컬> 보다도 <난 네게 반했어>가 더 음악적 연기와 연주 면에서 더 나았다.
 그 외에, 이 드라마가 나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 점 하나는, 내 나이 먹음을 분명히 깨닫게 해주었다는 거다. 드라마를 보는 나의 관심이 주인공에 머무는게 아니라 두 주인공의 부모들에게 쏠리는 걸 깨달았다. 예전 같으면 주인공에 주로 공감을 느꼈을 내가, 주인공의 모습에선 하늘이를 보고 내 모습은 부모에게 투영하고 있었던 거다.

주인공 신이에게선 내내 하늘이 또는 바다, 즉, 내 아들들이 겹쳐졌다. 신이의 엄마를 보면서는, '아, 나도 저렇게 덤덤하게 잘 기다려 주는, 그리고 아들을 한 걸음 떨어져서 그윽하게 바라봐 주는 엄마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들이 괴롭고 힘들때 아무 것도 해줄게 없는 드라마의 엄마 역할을 보면서, 저런게 엄마 또는 부모의 숙명이지 싶었다. 그저 곁에 있어 주고, 바라봐 주고, 기다려 주는 그런 엄마, 그런 아빠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청년 아들들의 엄마가 되는 이른 연습을 한 것 같다. 이제 아들들이 고등학교 마저 졸업하고 나면 진정 성인이 될테다. 그 때 그애들이 아픔과 상처를 겪는 걸 보면서 안달 복달하기 보다는 그걸 이겨내고 더 한층 성숙해질때까지 지켜주고 응원해 주는 엄마가 되어야 할테지

꼼지는, 결국 또 끝은 애들 얘기군......... 하겠지만...... <넌 내게 반했어>는 막장드라마에서와 같은 과도한 긴장, 갈등, 반전이 없어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나, 적어도 나에게는, 따뜻하면서도 '진짜 음악과 연주'를 부담없이 맛보게 해준 괜찮은 드라마였다.

2013년 2월 14일 목요일

그리움

음울한 겨울비가 오락 가락 하는 늦은 오후다. 날씨 때문인지 기묘네 가족 생각이 유난히 났다. 아이들을 오케스트라 연습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플린트 미술관에 들렀다. 가족 끼리 세계 각국 미술관을 열심히 돈다는 그애 가족을 생각하며 선물 몇 가지를 골랐다.

엄밀히 말하면, 그네 가족 생각이라기 보다는 내가 그 집에 머물렀던 '기억'에 대한 생각이다. 그 기억 속에 기묘 남편, 익이, 그리고 윤이가 있다.

흠..., 어쩌면 그들이 있다기 보다는, 기타를 치던 그애 남편의 모습과 욕심이란 없이 정갈하기만 하던 기타 울림, 레고를 가지고 꼬물락 꼬물락 내 앞에서 놀던 두 아이의 모습, 모든 식구가 나가고 낯선 (그렇다고 아주 낯설지만도 않은) 집에서 혼자 듣던 음악, 고쳐 놓고 온 익이의 바이올린, 그런 소소한 장면과 소리가 있다고 해야 겠다. 어쨌든 그런 것들이 요 몇일 동안 내 주변을 맴돌고 있다.

기묘의 두 아이 익이와 윤이를 생각하면 내 자식인 하늘이와 바다를 생각할 때처럼 그렇게 마음이 아리고 애잔해진다. 기묘와 내가 함께 보냈던 수많은 바보 같은 시간들이 - 근 삼십년 간의 - 반죽된 형상들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무엇이었던 간에, 나에게 이런 기억과 느낌을 준 기묘에게 고맙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친구지만, 나에게 남은 기묘에 대한 유일한 감정의 알갱이는 '고마움'이다. 좋아하고, 싫어하고, 화나고, 서운하고, 그런 것들은 그냥 부유하는 먼지 같은 감정들일 뿐이고, 내 손 안에서 굴러 다니는 것은 아주 단단하고 딱딱하고 거칠거리는 '고마움'의 알갱이라는 것.

이런 생각을 하며 플린트 미술관에서 고른 선물들이다. 이 선물들이 내 '마음'을 전해주면 좋겠다.
 내가 왜 이런 선물들을 골랐는지 기묘는 설명없이도 한눈에 파악할거다. 말이 없어야 더 잘 통하는게 기묘와 나였으니. 그리고 우린 여전히 그렇다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으니.

2013년 2월 5일 화요일

아침 저녁 문안 인사 가르치기!

운동을 갈 계획이었다. 아침부터 북어국도 끓여 하늘 바다 아침 먹인다고 부산도 떨었다. 힘찬 하루를 계획 했던 마음이, 엄마를 보고도 아침 인사도 없이 차례로 인상을 구기고 밥을 먹는 두 놈을 마주하고 나서 사라져 버렸다. 구멍난 풍선에서 빠져나간 바람처럼 피시식, 그렇게 기운도 쭉 빠졌다. 아침 렛슨이 없어서 황금같은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오늘 아침은, 대신 침대에 죽은 듯이 뻗어 버리는 걸로 끝이 났다.

자식 걱정을 하고 자식 때문에 속을 썩는 걸 어떻게 하나 하나 다 나열할 수 있을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공부를 지지리 못한다거나, 정신을 못차릴만큼 이런 저런 사고를 친다거나, 불행 중 불행으로 어디가 크게 아프거나 한다면 이렇게 피시식 기운 빠지는 걸로 끝나지는 않겠지.

아이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쁘게 인사 좀 잘 안한다고 '애를 잘못 키웠나봐, 이래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인생을 살까' 기운 쪽쪽 빠지게 걱정을 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못키운 것 같은 마음에 자책하는 내가 진짜 우습단 거 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난 그런 '우스운' 엄마인걸 어쩌랴.

다만, 이런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서운함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할 뿐이다. 아이들 머릿속에는 온갖 다른 생각으로 꽉 차 있을 뿐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그저 청소 했을 때의 상큼한 기운 이상은 될 수 없단 걸, 아니 그 정도라도 되면 최고의 엄마겠지. 언제나처럼 내 마음의 도를 닦고 균형을 맞추는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되새기는 중이다.

그래도, 인사 잘하기는 꼭 가르치고 말테다! 얍!!!

DUNE 1 and 2

한국에서 Dune 1을 본게 아마도 나온 직후. 이유는 모르겠으나, 영화 예고편을 보자마자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라메라는 배우에 빠졌다. 부드럽고 섬세해서 유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배우가 강한 카르스마까지 아우르니 그의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