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13의 게시물 표시

15살, 13살 두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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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살 때, 산본 중앙공원 나들이 나가 찍은 사진. 최근 '눈코뜰새' 없이 바쁘던 꼼지가 오늘 아침 간만에 여유를 부렸다. 아이들을 등교 시킨 후, 함께 운동을 가는 일도 접어 두고, 이 참 이다 싶게 아이들 키우는 얘기를 나누었다. 아이들 키우는 일이 늘 쉽지가 않다. 잘해 주면, 혹여 너무 잘해 줘서 버릇이 없어지고 고마운 걸 모르나 싶고, 대충 놓아 두면, 너무 챙겨 주지 않아 뭔가 빈구석이 생기고 상처를 받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우리집의 경우 하늘이는 느리고, 바다는 빠르다. 그러니 뭐든지 하늘이는 느려 보이고, 바다는 똘똘해 보인다. 게다가 하늘이는 첫째라 그럴 수도 있지만 눈치도 없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못읽는 편인 반면 바다는 둘째의 특성이기도 할테지만 눈치가 빠르고 애교도 잘 부린다. 그러니 학과 성적이나 둘이 함께 배우는 악기, 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하늘이는 애를 먹을 때가 많고 바다는 뭐든 수월해 보인다. 한편, 조금 더 깊이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하늘이는 바다보다 깊이 생각하고 정확히 사물을 판단한다. 바다는 늘 덜렁거리고 대충 파악해 실수가 많다. 하늘이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면서도 글 쓰고 사진 찍고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바다보다 잘 한다. 바다는 수학은 빨리 배워도 글을 쓰는 일을 즐기지도 잘하지도 않는다. 뭐든 즉각적인 편이라고 해야겠다. 서로 이렇게 다른 두 아들을 보는 이 엄마의 맘은, 형제이니 서로 경쟁하는 맘이 있더라도 그저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경하면서 자랐으면 하는 거다. 엄마로서 보기에 어느 날은 이쪽이 기우는 것 같으면 다른 날은 저쪽이 기우는 것 같아서, 그 균형을 맞추려 나름 노심 초사 한다. 엄마가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완전 할 수 없으니 아이들은 여전히 또 다른 불균형이나 차별을 느낄게다. 하늘이가 보기에 엄마는 음악을 더 잘 하는 바다를 예뻐하는 것 같기도 할테고, 바다 쪽에서는 형에게 말 한마디 잘못하면 무조건 날벼락부터 내리는 엄마가 서운할테다...

열 다섯 살 하늘이의 첼로 독주회 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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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가 마틴 선생님과 연주 했던 비발디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연주회 시작하기 전. 꽤 많은 친구들과 이웃들이 찾아와 주었다. 왼쪽이 앤아버에 계신 하늘이의 첼로 선생님 마틴 토치이시 (Martin Torch-Ishii). 일찍와서 하늘이 마지막 연습을 봐주시고 연주회를 마치고도 마지막까지 남아 계시다 나와 많은 얘기를 나누시고 다시 앤아버로 돌아가셨다. 이렇게 성장한 하늘이를 보여 줄 다른 가족이나 친척이 없다는게 맘 한켠으로 아쉬웠다. 연주 후 기념 촬영.아빠와 바다를 빼먹어서 미안~ 급하게 잡힌 연주회 였는데도 어른 현악반 친구들이며,꼼지 학교 동료 교수 가족들이며, 주변의 가까운 한국 이웃들이 흔쾌이 와주어서 너무 감사했다. 하늘이는 모두 다섯 곡 중에서 두 곡은 멋지게 연주 했고, 한 곡은 그럭저럭, 나머지 두 곡은 큰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곡마다 자기가 스스로 곡 설명을 앞서 하고 연주를 하는게 대견했다. 연주가 끝난 후에는, 들어주는 사람들의 진지한 모습에 자기 자신도 연주하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늘에서 엄마도 보고 계셨으려니 생각한다. 하늘이 낳고 그렇게 좋아 하셨던 엄마. 누구보다도 하늘이를 예뻐하고 아끼셨던 엄마. 하늘이의 행사가 있는 날이면 엄마가 더욱 많이 생각나고 그립다. 그리고 미국에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나와 같은 맘으로 함께 지켜봐주고 격려해 줄 친척이 없다는게 아쉬울 때가 많다. 한국의 아버지와 언니네 가족, 그리고 시어머님, 시댁 작은아버님네, 하늘이의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모 등등, 그 분들 생각이 많이 나던 날이다.

영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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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올해의 첫 손님으로 꼼지의 후배 세영씨가 왔다. 미국 출장길 중에 사박 오일 정도를 우리집에서 묵었다. 텍사스에서 꼼지와 비슷한 시기에 공부를 하고 졸업을 했던 후배다. 혈액형을 물었더니 B형이라고 하는데 겉보기엔 소심한 A형 꼼지와 상당히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다. 키는 훌쩍 커서 덩치가 작은 편이 아닌데도 걸어다는 소리도 없을 정도로 있는 듯 없는 듯 움직여 다니는게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손님 대접 같은 걸 잘 못하는 내가 그저 평범한 상차림을 내놓을 때마다 맛있게 아무거나 잘 먹어 주었다. 먹고 난 후엔 깎듯이 인사를 붙이는 것도 고마웠다. 자기는 치우고 정리하는 건 잘한다며 자고 난 방 침대며, 마시고 난 찻잔까지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바로 들고와 치워주었는데, 이런 모습도 그 세대의 남자들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라서 기억에 남았다. 세영씨에 관한 기억은 무엇보다 우리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을때 일부러 오스틴 우리집에 문병을 왔던 일이다. 병원에서 퇴원해 하루 종일 집 침대 위에 꼼짝 못하고 누워 있었던 때였다. 그리 살가운 편도 아닌 사람이 선배의 부인인 내 병상 옆에 의자를 놓고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갔다. 그 때 내 부탁으로 공부하던 대학원에 휴학계 서류 내는 일을 대신 해 주기도 했었다. 어쨌든 세영씨가 그렇게 조용하고 깔끔하게 다녀 갔다. 서로 살갑게 대할만큼의 충분한 시간을 나누지 못한 사람인데도 왠지 찾아 와 준게 반갑고 고마운 사람이었다. 누군가 왔다 가면, 이제 또 언제 보려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정말 참하고 예쁘고 귀여운 부인과 아이 둘이 있는데 언제가 그 가족들과 함께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래본다.

Dort Scholarship Audition at FIM

하늘 바다가 지난 주 수요일에 플린트(Flint) 음악원에서 열리는 Dort Scholarship 오디션을 보고 왔다. 하늘이는 예전에 한 번 지원 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고 바다는 10살때 처음으로 오디션에 응모 했는데 운 좋게 우승을 해서 1200불의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는 오디션이다. 플린트 음악원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하늘이와 동갑의 미첼도 지원해서 세 명이 경쟁 했다. 바다는 감기 몸살이 시작되어 열이 나는 몸으로 연주에 해야 했다. 하늘이는 리사이틀에서 연주했던 2곡을 했던 터라 그래도 부담이 덜해 던 것 같다. 그에 비해 바다는 연주 하는 카발레프스키 (Kabalevsky) 바이올린 협주곡 다장조 1, 2 악장이 쉬운 곡이 아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는 조금 더 연습하는 것 같았는데, 몸이 아파 잘 못 할 것 같아 속상했는지, 시험장에 들어 가기전 연습을 하면서는 눈물을 뚝뚝 흘렸 더랬다. 아들 둘이 같은 장학금을 놓고 경쟁하는터라 서로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론 서로를 응원하자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경쟁한 세 명 중 그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자고 했다. 하늘 바다를 오디션에 임하게 하고 그 둘을 반주해 주는 게 신나는 일만은 아니다. 내 아들들이니 엄마 노릇도 해줘야 하고 반주자 역할도 해줘야 하고, 한편으론 선생님으로서 조언도 동시에 해줘야 한다. 쉽지만은 않다.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그저 이런 기회가 하늘 바다에게 또다른 인생 공부의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힘을 낼 뿐이다. 결과야 어떻게 되든, 일단 하늘이가 이번에 오디션에 도전해준 것이 기뻤고, 또 둘 다 최고의 연주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큰 실수나 무리 없이 오디션을 해낸 것이 자랑스러웠다. 또 한번 하늘 바다가 자기들 생애에 작은 역사를 만드는 걸 목격한 기분이었달까.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아빠와 함께 중국 식당에 가서 즐겁게 저녁을 먹었다. 긴장과 부담에 얼굴이 굳었던 아이들이 환해졌다. 둘 중 하나가 장학금을 받게 되면 리사이...

하늘이의 첫 독주회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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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일요일에 있을 하늘이의 첫 첼로 독주회(! ^^)를 위해 초대장을 만들었다. 하늘이의 첼로 선생님이 앤 아버 (Ann Arbor) 에 사셔서 거기서 연주회를 하려나 했는데, 마틴이 우리집에서 하자고 해서 준비 중이다. 집 청소를 해야 하는 작은 부담감은 있지만(^^;), 앤 아버까지 왕복 두 시간을 투자 할 필요도 없고, 주변 이웃 친구들도 편하게 초대 할 수 있을테니 훨씬 잘된 일이다. 일단, 오늘 저녁에 있을 '어른 현악반 (Adult Strings)' 동료들에게 돌릴 생각이다. 그 중 최소한 한 두 명은 오지 않을까 생각 하면서. 하늘이가 이만큼 음악을 하게 되기까지, 돌아보면 우여곡절도 꽤 많았다. 하지만 점점 깊은 울림을 담아가는 하늘이의 첼로 소리를 들으면 하늘이가 커 온 지난 세월이 다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에 뭉클해진다. 그래서 가뭄에 콩나듯 하는 연습에 간혹 시끄런 잔소리를 퍼부어 대면서도 속으로는 감사하는 마음 가득인거다. 하늘이의 삶에 음악이 좋은 친구가 되줄꺼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은 첼로 뿐 아니라, 학교에서 더블 베이스와 전자 베이스 기타 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열심이다. 학교며, 오케스트라며, 개인 일상이며, 매일의 바쁜 일정 속에서 어찌 되었건 하늘이에겐 처음으로 자신만의 연주회를 갖는 일이다. 마지막 남은 일주일 동안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게 나의 몫이지 생각한다.

나의 사랑, 아이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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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컴퓨터만큼 나의 일상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꾼 기기가 있다면 그건 아이폰이다. 처음 아이폰을 산 건 오스틴에서다. 생전 처음으로, 전화기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구매자 중 하나가 되었고 텍사스의 뙤약볕을 감내하며 첫 아이폰을 손에 쥐었다. 그 후로, 아이폰은 내 몸의 일부가 됐다. 작년 늦가을 무렵에는 새로 나온 아이폰 5을 사달라고 꼼지를 졸랐다. 매장에선 살 수도 없었고 인터넷에서 주문을 하고도 몇 주를 기다려서야 받을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보완되어 나온 첫 제품이었다. 아이폰 5를 사람들은 혁신적인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래도 물건은 없어서 못팔지경이란 소식이 들렸다. 아이폰 5를 받아 본 나는 겉모습은 다른 점이 없어 보여도 더 빨라지고, 더 선명해지고, 더 편리해진 변화에 만족했다. 이제 한 세 달 여가 되었는데, 특히 내가 아이폰에서 가장 즐겨 쓰는 지도와 사진, 그리고 음악듣기 기능에서는 대만족이다. 지도는, 원하는 곳을 가는 몇 개의 다른 길도 사용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네비게이션이 대용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정확하고 쓰기 쉽게 되어 있어서, 요즘은, 차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정보 활동이 아이폰 하나로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 찍기도 선명도와 호환성, 기술성이 다 더욱 좋아졌다. 다른 어플리케이션, 예를 들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이메일, 메시지 등에서도 이동과 편집 저장이 나같은 '기기맹'자가 남편을 괴롭히지 않고도 혼자 알아내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즉, '이렇게 되면 좋겠는데....'하고 생각하고 무작정 해보면, 놀랍게도 그런 기능이 되는 거다! 음악 듣기는 말 해 무엇하랴. 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하는 걸 유난히 싫어 하는 편이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은 더 좋아지지만 귀에 부담이 되고 불편해서 나중엔 얼얼함을 느껴 가능한한 쓰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이폰을 ...

나만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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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식의 글쓰기를 하고 싶은가. 예전 블로그 글도 읽어 보고 이것 저것 다른 블로그도 방문해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미국에서 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한국어로 글쓰는게 전같지만은 않다는 걸 느낀다. 몇 문장 쓰는데도 전에 없이 주저하는 시간이 늘어 나고 편하게 편하게 쓰자고 해도 글이 자꾸 꼬이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글 투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일단은 짧고 간결하게 쓰고 싶다. 물론 짧은 문장만이 잘 읽히고 재미있는건 아니다. 사실 나는 유려하되 장황함이 없는 긴 문장을 좋아한 편이다. 그동안 내가 써온 글도 보면 대체로 긴 문장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헌데, 글쓰기를 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긴 문장을 쓰다보면 주어와 서술어가 흐려지고 내용의 앞 뒤를 매끄럽게 연결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든다.긴 문장을 써 놓고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블로그에 별 것도 아닌 글 하나 쓰는데 귀한 하루를 소비 하거나, 글 쓰는 일이 부담이 되어 간단한 기록조차 미루게 될 때가 생긴다 편한 말투로 쓰고 싶다. 괜스리 많이 배운 투를 내면서 어려운 문어체를 쓰는 건 이제 나의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전문적인 내용의 글을 쓸 일도 없어진 만큼 솔직한 나만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 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직설적이거나 상투적인 글을 바라는 건 아니다. 내용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도에 넘치게 고상한 척 하지 않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 특정한 주제로 상세한 관찰을 담는 글을 쓰고 싶다. 블로그에 글쓰는 일이 드물어지다 보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글 하나에 한꺼번에 담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일상에 큰 굴곡이 없는 나같은 아줌마에게서 나올 수 있는 글은 소수의 재미없는 내용에 국한되고 만다. 예를 들면, '일어나, 밥하고, 빨래'하고, '애들과 남편 챙겨 주'고, 좀 '쉬고', '쇼핑'하고, 가끔 '여행'하는 ...

2013년 첫 아침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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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겨울 방학을 마치고 하늘 바다 학교가 시작했다. 더불어 나의 아침6시 기상도 다시 돌아 왔다. 꼼지의 새해 결심 중의 하나가 아침 6시 기상이라 어차피 아이들 아침을 챙겨 주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나에게 올 새해 맞이는 좋기만 하다. 꼼지를 아침마다 따로 힘들게 깨울 필요도 없을 뿐더러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추운 아침에 학교로 향하는 하늘 바다를 엄마 아빠가 함께 배웅해 주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애들이 학교로 떠나고 아침해가 조금씩 어둠을 걷어낼 무렵 완전무장을 하고 꼼지와 함께 눈덮인 집주변 단지를 산책했다. 길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혀 무척 미끄러웠다. 운동한답시고 나섰다가 미끄러져 다리라도 부러지는 낭패를 볼까봐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그렇게 천천히 새벽 산책을 했는데도 한바퀴 돌고 나니 몸이 훈훈해 지는게 찬 공기도 상쾌하다. 돌아와 여전히 게으른 습관에 젖어 있는 몸을 달래려 침대에 잠시 누웠다가 꼼지 마저 학교로 향한 후 일어나 반신욕을 했다. 지난 몇년 간도 더 건강히 살자고 계속 다짐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정말 꼼지와 나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을 테고, 커가는 하늘 바다와 함께 우리 삶의 후반기를 꾸려나갈 수 있을 테니까. 방학 내내 식구들과 붙어 있던 시간을 뒤로하며 혼자 찻집으로 향했다. 책도 읽고,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도 고르는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것, 이 또한 올 해도 계속될 일이다.

2013년 첫 날

2013 이란 숫자를 치는데 역시 몇 번이나 틀린다. 이제는 20.. 이란 앞의 두 숫자를 치는데 좀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그 두 숫자와 합쳐진, '이 천' 하고도 '십...' 이란 그것들이 한번에 맞게 쳐지질 않는다. 여기에 새로운 '삼'이 붙었으니, 가뜩이나 숫자에 젬병인 나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한국에도 미국에도 새 해 새 날이 밝았다. 무엇보다 어젯밤 가족들과 함께 나눈 나의 새해 결심을 기록해 두어야겠다. - 꼼지 학교에 아침마다 함께 가서 운동하기. - 1년 동안 책을 최소한 10권 이상 읽기. - 맛있는 요리 더 많이 하기. 새해 결심을 더 이상 갖는 것도 나에겐 과도한 욕심인 것 같아 이 세 가지만이라도 열심히 실천해 보기로 한다. 사십대 중반이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시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 생각이 계속 현실이 되도록 올 해도 내 맘에서 우러난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일들을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나눌 생각이다.